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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halatha 2009. 9. 19. 15:38
2009.09.14~18


오랜만에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 나왔다. 생각할 것도 없이 구입했다. 내가 좋아하는 지중해 세계의 역사인데다가, 내가 특히 잘 알지 못하는 중세 시대의 이야기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일단 책을 읽고난 소감은 남에게 쉽게 권하기는 약간 망설여지는 정도라고나 할까? 역사를 좋아하지 않고, 역사를 좋아하더라도 서양/지중해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야 당연한 것이고,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반복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중세, 지중해 세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 나 같이 시오노 나나미의 팬이라면 정말 필독서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녀의 팬이어서 이전의 그 수많은 르네상스와 베네치아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머리 속을 떠오르며 서로 연결이 되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처럼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의 지중해 주변의 역사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로마 멸망 이후 해적사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나오는 이야기가 pirate과 corsair의 차이에 대한 설명인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둘 다 해적이었을 뿐 그 차이점에 대해 몰랐는데 - 아마 대부분 corsair는 김택용의 커세어로만 알고 있겠지 - 이 책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되었고 역시 언어는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다는 것 또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그 수많은 토라 사라체노를 그냥 지나치거나 보고도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과거이다. 특히 Cinque terre의 Vernazza에서는 선착장에서 기다리면서 조금만 올라갔으면 바로 눈앞에서 봤을 그것을 무지로 인해 놓친 것이 이제와서 너무나 아쉽다. 언제 또 가볼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지만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된다면 가서 그 탑들을 보며 천년이 넘는 세월을 이슬람 해적에 시달렸던 그 흔적을 한 번 실제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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