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4 [22일] Spain, Barcelona – 가우디에 빠지다: Sagrada Familia, Casa Mila, Casa Batllo 본문

Travel/Europe 07.03.02~06.09

2007-03-24 [22일] Spain, Barcelona – 가우디에 빠지다: Sagrada Familia, Casa Mila, Casa Batllo

halatha 2008. 2. 20. 10:37

일어나서 추운 공동 욕실에서 씻고 짐을 챙기고 밥을 먹었습니다. 특별한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맛없는 빵뿐이었습니다. Carrefour에서 사먹는 빵들이 훨씬 맛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냥 버터가 쓰기에 편해 한 열 개 정도 챙겼습니다. 그나마 잼은 맛도 없어 가져오지도 않았습니다. 짐을 대강 차에 넣고 Sagrada Familia로 향했습니다. 9 안되어 도착했지만 이미 성당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장사진이더군요. 얼른 줄을 서서 표를 끊고 들어갔습니다. 학생 할인에 ISIC card만 붙어 있어 잠시 긴장했지만 ISEC card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할인을 해줬습니다. 원래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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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1 Sagrada Fami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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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2 스테인드 글라스의 색이 그대로 벽에 비춰져 아름답다

들어갈 때부터 이미 Sagrada Familia의 위용과 조각들에 놀란 와이프와 저는 넋을 잃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멀리서 볼 때 보였던 옥수수 모양의 탑만 알았던 것과는 달리 그 세부적인 조각들과 거대한 위용을 직접 눈 앞에서 보는 것은 감동이 달랐습니다. 안에 들어서니 여전히 공사가 더뎌 내부는 제대로 완성된 부분이 없었으나 건축에 사용된 각지에서 온 돌들을 설명하는 부분과 완성된 쪽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나중에 햇빛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비쳤을 때 찍은 사진은 오늘 얻은 사진들 중 특히 마음에 드는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밖에도 각 부분이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설명들이 있었는데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였습니다. 뒤쪽으로 나오니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네오 고딕 양식의 건물이 나왔는데 입구쪽의 모더니즘 양식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1882년에 건축을 시작해 1883년에 Gaudi에게 인수된 이후 100여년이 넘게 흘렀지만 기부금만으로 공사가 진행되기에 언제 완성될지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 확실히 규모로 보나 예술성으로 보나 돈을 쏟아부어도 쉽게 완성되기는 어려운 건물이었습니다. 계획상 18개의 탑이 만들어질 예정인데 가장 높은 탑은 예수 그리스도, 다음은 성모 마리아, 그리고 4명의 사도와 12명의 제자들을 각각 상징한다고 하는데 지금 하는 속도로 봐서는 죽을 때 까지 탑 하나라도 더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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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3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 내려갈 때는 도보.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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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4 올라가야지만 볼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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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5 내려가는 계단. 교과서에서 많이 본 듯한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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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6 지하 박물관에 전시된 원형 조각

안팎의 모습을 한동안 보고 난 후 이번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 입구 쪽의 엘리베이터는 한산했는데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긴 줄이 있었습니다. 1시간 반을 기다려서, 그것도 중간에 고장이 나서 한동안 엘리베이터가 동작하지 않은 시간까지 있었는데, 2€를 따로 지불하고 타야 하는 엘리베이터였지만 올라가니 정말 올라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올라가서 보면 전망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밑에서만 보던 탑의 부분 일부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따로 내야 하는 엘리베이터 사용료가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걸어서 와야 하는데 처음엔 돈 내고 올라가서 왜 걸어내려가야 하는지 의문이었으나 걸어내려오는 중에 이런 것들을 다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에서 보니 성당의 위용은 더욱 대단했고 역시 완성을 보는 것은 몇 세기가 지나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만 내려오는 길 내내 벽에 있는 낙서들을 보는 것이 가슴이 아팠고 아쉽게도 한글 낙서도 한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밖의 모습만 보려면 입장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 거리에서 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으나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보람은 확실히 있었습니다. 비록 하나뿐, 그것도 그 일부분만이지만 탑의 모습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데다, 지하에는 Gaudi 박물관이 있었는데 성당의 건축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들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모든 것을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그의 방식은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잘 드러났는데 위에서 보면 소라껍질처럼 보이는 계단, 나무 줄기나 밑둥, 파를 보고 만든 기둥, 파도에서 영감을 얻은 구엘 공원의 모습 등 그의 독특한 창조력은 끝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한참을 보고 나오니 시간이 벌써 2 넘어 KFC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Casa Mila(La Pedrera)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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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7 Casa M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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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8 지붕의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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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9 1층 계단

Casa Mila는 처음에 들어섰을 때의 인상은 별로였다. 왜냐하면 우선 너무 대단한 건축물을 본 직후인데다가 처음 입장하고 난 곳이 Gaudi와는 상관없는 20세기 초 Barcelona의 부르주아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위층과 옥상에 올라가보니 Gaudi의 독창성이 또 우리를 놀래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것은 지붕을 만드는데 사용한 동물의 등뼈 모양이었는데 그것을 통해 모두 높이가 다른 동굴같기도 하고 동물의 내부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한 묘한 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곳은 1986년에 Caixa Barcelona에서 인수해 10년간의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하는데 너무 깔끔한 모습이 왠지 옛날 건축물 같지가 않아 좀 아쉬웠으나 역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의 모습인지라 마음에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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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0 Casa Bat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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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1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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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2 벽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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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3 소용돌이와 같은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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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4 해초가 움직이는 듯한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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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5 아래에서 위를 쳐다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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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6 제일 위층에 있는 방. 정말 보도 듣도 못한 조명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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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7 그 유명한 용 모티브의 지붕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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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8 바다속을 지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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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9 가우디가 너무 대단해 보여 저 그림자마저도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찾아봤으나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못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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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0 채광을 고려한 각 층별 창의 크기

세 번째로 Casa Batllo로 향했습니다. 잠시 길을 헤매다가 Nespresso라는 Nestle에서 만든 espresso 전문점인 듯한 곳도 들르고, 다른 건물을 Casa Batllo인가 착각도 하기도 한 끝에 도착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습에 한 번 놀라고 비싼 가격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하지만 언제 이걸 보러 또 오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주저없이 입장권을 구입하고 들어갔는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진 건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Batllo라는 가족의 집으로 사용되던 곳인데 바다를 주제로 만든 곳이라 모든 것이 또 그런 면을 연상시키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역시 여러가지 독창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시대에 슬라이드 식으로 위로 올라가게 만들어진 창이라든지,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창은 작아지고 아래로 갈수록 창이 커지면서 자연 채광을 최대화 시키는 모습이라든지, 타일의 색이 위로 갈수로 진해지고 아래로 갈수록 옅어지는 등 뭐 하나도 신경 안 쓰는 모습이 없는 것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바다라는 주제에 맞게 햇빛이 비칠 때 물 속에서 햇빛이 비치는 모습을 볼 때와 같은 무늬가 벽에 비치게 한다는 것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불투명한 유리가 불연속적으로 있어 물속에서 있다가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었습니다(녹화를 꼭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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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1 문만 보고 돌아온 Facin G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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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2 문도 못 보고 돌아와야 했던 FC Barcelona 홈 구장 ㅜ.

Casa Batllo까지 보고 나니 매우 피곤하고 시간도 꽤 됐으나 와이프가 괜찮다고 해서 Facin Guel을 가기로 하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도착해보니 이미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아 입구의 목도리도마뱀같이 생긴 용의 사진등 몇 장의 사진을 찍고, FC Barcelona 구장의 겉모습만 구경하고 돌아오니 시간이 꽤 늦어 빨리 숙소를 구하러 갔습니다. 그러나 어제 사용한 Hostel New York dormitory까지 꽉 차 어쩔 수 없이 건너편에 있는 좀 더 비싼 Pension Segre에 빈 방이 딱 하나 있다기에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차에서 짐을 정리하는데 지나가던 사람들 중 두 사람이나 차에 물건 남겨두지 않는게 좋을 거라는 말을 해서 오늘은 모든 짐을 가지고 숙소로 왔습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Spain 사람들은 친절함의 편차가 매우 큰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외국인에게 지나가는 길에 충고를 해주는가 하면 관광지에서도 불친절한 사람들이 있으니 참 헷갈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100€도 넘게 쓴 날이었습니다. 입장료도 비쌌고 Barcelona에 하루 더 머무르게 되어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다 Gaudi 탓이라고 와이프와 얘기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Barcelona는 워낙 물가가 비싸고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것도 없었지만 Gaudi만은 절대 예외였습니다. Barcelona Spain 다른 곳보다 시설도 좋고 대도시인 이유는 오로지 Gaudi로 인해 얻는 수입 덕택으로 보였습니다.

 

지출 내역

관광비

성당입장료

Sagrada Familia

\17,634

14.00

어른 €8, 학생할인 €5, 엘리베이터 €2

식료품

주식

KFC supreme burger menu and burger

\11,273

8.95

Sagrada Familia 뒷편

관광비

기타입장료

Casa Milla

\13,855

11.00

어른 €8, 학생할인 €5.5

관광비

기타입장료

Casa Batllo

\33,253

26.40

어른 €16.5, 할생할인 €13.2, 여행 책에서 설명하는
지붕과 집을 분리해서 관람하는 표는 없었던 듯.

식료품

간식

Dunkin dounuts

\6,235

4.95

FC Barcelona 경기장 다녀온 후 Metro에서

숙박비

유스호스텔

Pension Segre

\54,162

43.00

Calle Ancha, 20, Barcelona, tel (00 34) 93 315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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