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Dear Lif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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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Dear Life

halatha 2024. 11. 17. 20:24

  • ★★★★☆ 2024.11.17
    • 의사 아버지를 둔 의사 딸이 일생을 통해 의사로,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아버지를 보내는 순간까지를 담담하게 쓴 에세이. (아직 한달 반이 남긴 했지만 아마도)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깊은 울림을 남겼다. 짧은 기자 생활을 마치고 어릴 적부터 존경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사의 길을 선택한 저자는 응급실을 거쳐 호스피스 전문의로서 삶을 살아간다. 호스피스라는 환경에서 죽음이 가까운 환자들의 삶의 끝을 지켜보며, 인간적인 의료를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 역시 성장해 간다.
    • 그러나 의학적 지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저자의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고, 그녀는 의료인으로서뿐 아니라 딸로서 아버지와의 남은 날들을 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깨닫는 것은, 아무리 많은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과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녀는 의사로서 배운 것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느끼는 고통과 기쁨을 통해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성숙해 간다.
    • 이 책은 나이 들어가는 독자들에게 특히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삶의 마지막이 가까워질수록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떠나는 사람과 남겨지는 사람 모두에게 어떤 시간이 필요한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아내가 장인어른을 떠나보낼 때 느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해 본다.
    • 이 책은 단순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도 삶이 계속됨을 보여주는, 사랑과 이별의 의미를 조명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록이다. 의학과 삶, 그리고 사랑의 복잡한 교차점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의 글은 긴 여운을 남긴다.
    • Dear Life, A Doctor's Story of Love and Loss and Consolation by Rachel Clarke
  • 감상을 깨긴 하지만.. 82.7년은 아마 3만 1185.5일일 것이다. 27년이 대략 10,000일이기 때문에. 참고로 82 * 365 = 29930
  • 그냥 어원을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에
    • doctor ← docere ‘가르치다’
    • patient ← patiens ‘참는 사람’
    • hospice, hospital, hospitality ← hospes ‘집주인’, ‘손님’, ‘낯선 사람’을 모두 뜻하는 말
  • pp224~229 호스피스에서 만난 환자 중 한 명, 은퇴한 경찰인 사이먼과의 이야기. communication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알 수 있다
    • 대화를 이어 가려면 그에게 통제권을 쥐여 줄 필요가 있었다
    • 두려움에 떨면서도 불굴의 의지를 발휘하는 우리 인간이 나를 늘 감동시켰다
  • p237
    • palliare ‘외투를 입히다, 덮어 감추다’ → palliative medicine의 1차 목적이 죽음의 증상을 숨기는 데 있음을 암시
    • 호스피스에서… 선호하는 날은, 죽어 가는 환자가 사람답게 살도록 도와준 날
  • pp265~267 헨리 밀러, ‘여든이 되면서 On Turning Eighty’, 의학의 자만심에 대한 비관적 견해
  • p269, p273, pp275~276 아버지의 상황을 알게 된 후의 이야기
    • 애통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이성을 마비시켰다. 죽음과 관련해서 누가 동정받을 만한가에 대한 계산은 엉터리였다. 사랑은 각종 통계를 비웃었다.
    • 의사로서 키워 온 과학적 판단력은 모두 사라지고 희망 사항만 남았다.
    • 의료 훈련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애통한 마음의 강도를 헤아릴 통찰력을 갖춰 주지 못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 곁에 좀 더 머물게 하려는 절박한 마음의 강도를 헤아릴 통찰력도 갖춰 주지 못했다.
  • p282 ‘21그램 실험’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역시 엉터리 실험이었다
  • p314 메리 올리버, 인생은 참으로 거칠고 소중하다
  • p322 우리의 인식이 결국 삶에 대한 태도, 삶 자체까지도 결정하는 강력한 힘을 갖는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는 너무나 나약해서 여전히 이걸 실천하지는 못할 거 같다.
    • 그를 해방시켜 준 것은 결국 죽음 자체가 아니라 임박한 죽음에 대한 인식이었다
  • p324 진화는 공학을 압도한다 20세기까지는 진실이었다. 앞으로는 모르겠다.
  • p351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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