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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각을 믿지 마라. 감각에 의존하여 구축된 의식은 더욱 믿지 말지어다. 과학이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바다. 인간의 감각은 더 정교한 도구의 검증을 받아야 하며, 인간의 의식은 더 정확한 수학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자연의 진실은 종종 인간의 감각과 의식 그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지 편향과 마찬가지로, 감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이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알고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특히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 몇 번 만으로는 사람을 바로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데 이런 감각/인지 편향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하면 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내 생각을 설명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충..
박물관/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니 정말 여행을 위한 박물관 미술관을 소개하는 책을 쓰기에 적합한 경력이다. 각 나라별로 유명하거나, 덜 유명하지만 볼만한 박물관 미술관과 주요 소장품을 이야기해주고,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편당 길이는 짧으니(그래도 루브르같은 곳은 제법 길다) 여행용 도서로 딱이다. 읽으면서 직접 가봤던 장소는 다시 한번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고, 안 가본 곳은 언젠가 가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책.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집어 들었다. 판형이 작아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아쉽지만, 어차피 가서 보는 게 아닌 이상은 어쩔 수 없는 일. 추억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봤다. 가장 궁금했던 건 젠틸레스키의 유디트가 있는지 여부였는데,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있었다. 그 때의 충격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책을 덮었다. 다시 갈 날을 상상하면서.
2010.04.02~03 한동안 미술 관련 책을 읽지 않아 가볍게 읽자는 기분으로 골라서 금방 읽었다. 간간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표현들도 있었지만, 쉽게 여러가지 뒷 이야기들(저자는 '좁쌀'과도 같은 것이라고 비유한)을 읽었다.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들도, 처음 보는 것들도 꽤 섞여 있었는데,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조선 인조 시절의 화가 김명국의 그림이었다. 저자가 인용한 것처럼 '마치 태어나면서 아는 듯 배워서 될 일이 아닌 그림들'이라고 했다는데... 좀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이런 수묵화에 관련된 것들(ex. 화인열전)도 읽어봐야겠다.
2009.12.24~28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를 그린 미켈란젤로의 작업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마치 사람들이 연예인들의 가십에 끊임없이 관심을 나타내는 것처럼 역사적인 일에도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에 흥미를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천지창조를 그리면서 미켈란젤로가 가졌던 직업적인 어려움들뿐만 아니라, 율리우스 2세와의 관계, 당시 예술가들의 작업에 대한 것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주제를 통해 독작들의 주의를 끈다. 예를 들어 미켈란제로는 천지 창조가 첫 번째 프레스코화 작업이었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르네상스의 3대 천재 예술가중 한명인 그가) 자신이 없어서 구석쪽의 작업부터 시작했다거나, 브라만테, 라파엘로와의 경쟁심에 얽힌 뒷이야기, 당시 프레스코 작업에 관계된 기본적인 방식이..
그간의 미학 전반에 대한 탐구에 이어 이번에는 서양 미술사에 대한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동안 수많은 서양 미술사에 대한 책의 씌여졌는데 거기에 하나를 더할 때는 분명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른 서양 미술사들처럼 역사의 흐름에 따라 미술에 대한 통사의 형식으로 서술한 듯 하지만 그보다는 미술의 발생에 대한 체계와 양식의 변화에 따른 영향, 비평에 의한 변화등 체계론에 중점을 두고 씌여졌다. 그동안 진중권의 책을 몇 권 계속 읽어왔기에 이해를 하지는 못해도 한 두번 본 듯한 설명을 통해 따라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더 관심을 끌거나 처음 보는 제재들이 있었는데, 특히 러시아 예술의 역원근법에 대한 설명은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또한 항상 그랬듯이 철학, 문학,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