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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만들어진 신

halatha 2009. 7. 16. 23:10
전부터 읽어봐야지 하면서 시간만 끌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책의 시작 문구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책 제목처럼(원제는 God delusion) 당연히 책은 종교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교에서 주장하는 논증들을 논파하고 종교의 대안(?)으로 과학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나간다. 사실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논증들은 그의 주장을 빌리지 않아도 근거가 없는 것은 누구나 안다. 종교에서 말하듯이 그냥 믿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이니까. 하지만 이런 논증들을 그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긴 것이 이런 논증들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체계가 있고 얼핏 생각하기에는 반박할 말도 없기는 하다. 여기서는 그런 주장들을 하나씩 나름의 주장으로 논파한다. 여러가지가 있는데 다른 것들은 나름대로 다 생각을 해봤던 것인데 '개인적 경험 논증'부분의 설명(기적이라는 것은 결국 착각이거나 뇌의 환각 작용이라는 것)은 간단한 것인데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라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가 주장하는 무신론의 근거들도 사실 그리 뛰어나 보이지는 않는다(그가 주장하는 종교 변증론자들의 방법인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가 말하는 것처럼 진화론이 지금까지 나온 주장들 중에서는 가장 그럴듯한 유일한 '창조론'이기는 하지만 그의 논증 방법이 엄청나게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내 논리적인 사고가 부족해서 그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수도 있고, 그가 가장 싫어하는 '종교의 독선'으로 어린 시절 내가 선택할 지적 능력이 부족할 때 이미 한 종교에 빠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결국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거 같다. 언젠가는 나만의 결론을 가질 수 있겠지 하는 헛된 기대를 품은 채로.

한 블로거의 요약 정리: http://blog.naver.com/dalcho/40067745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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