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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

halatha 2022. 7. 28. 15:32

1부 22세기 희망 전략

다면적 전략 사고 multilevel strategic thinking를 국가통상에 적용한 통찰력

수동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수고가 없었다는 지적이 아니다.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개방 개혁이 쉽지 않다. 개방은 국수적인 분위기에서 비애국적 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자협상의 지지부진함은 때로 한 국가의 산업을 수렁에 빠뜨리기도 한다.

3국의 균형에 질서가 우선 확립되고서야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고민이 있었다.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수동적으로 관찰할 뿐 상대방과 일대일로 적극적으로 붙지 않는다... 협상 현장에서 상관의 지시만 기다리는 모습을 많이 봤다.

대통령님의 개방 개혁 의지가 인상 깊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적입니다.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지도자가 아닙니다. 패러다임을 깨고 나온 논리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하고 나아가 승부욕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FTA 외톨이가 된다는 사실을 염려하실 것입니다. 대통령의 장점은 필요한 접전을 피하지 않고 승부수를 거는 데 비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개방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이미 갖고 있었다... “개방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개방을 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두 분 모두 어렵다고 해서 일을 미루는법이 없고, 어려워도 해야 할 일은 도전을 받아들이고 당당히 맞설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좋은 소식은 그가 미국에서 교육받은 변호사라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그가 미국에서 교육받은 변호사라는 점이다."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대가 약하면 안 된다... 상대방이 공세적으로 나올 때 그 이상의 강도로 받아쳐야만 상대방도 인정한다. 대등한 관계만이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늘 세부 사항들을 파악하고 통계수치 같은 날카롭고 세세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장관들은 논리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정확한 수치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노 대통령은 어렵고 복잡한 개념을 가슴에 와 닿게 표현한 말을 좋아했다.

노대통령이 넓은 재량권을 줘 배수진을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안 한다! 국익에 배치되면 안 해도 된다!'는 식의 노 대통령의 접근이 한미 FTA를 비롯한 다른 FTA의 성공적인 체결을 가능케 했다.

“인생 살다 보면 항상 'Ready, Aim, Fire (준비-조준-발사)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때는 'Ready, Fire, Aim'도 해야 하고 더 급할 때는 'Fire, Ready,Aim'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내가 책임지고 알아서 할 테니.”

2부 한미 FTA 협상 과정

 

이총리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미 FTA 협상 출범은 그의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오랜 의정생활에 따른 풍부한 지식과 남다른 경륜, 전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비상하고 아무리 어려운 결정도 미루는 법이 없었다. 이해찬 총리는 부처 간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했다. 대통령의 신뢰를 받았고, 이를 모든 각료들이잘 알고 있었다. 총리 주재 회의를 통하여 모든 부처들이 어떤 일을 하고있는지 파악하고 있었고, 이는 갈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순간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가츠라-태프트 밀약 체결 후 10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나중에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후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관은 한미 FTA를 적극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반도 통일도 속으로는 반대하면서 막상 되고 나면 지지한다고 발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월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M&A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얻은 한 가지 교훈은, 상대방이 준 초안을 갖고 협상을 하면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변호사 시절 나는 상대방이 초안을 제공하면 그 초안을 무시하고 내 초안을 작성해서 상대방에게 주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은 자신들이 제공한 텍스트를 토대로 중동, 중남미 국가들과 단 두 번의 협상으로 FTA 협상을 타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대국이 초안을 제공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FTA 협상에서 승부의 반은 초안 작업에서 이루어지는데, 나는 이 단계에서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협상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면서 실수를 유도하는 것이 반대 진영의 전술 중 하나

한국인들은 우수하고 훌륭하다고 평가했는데, 그 원인을 정부의 지도력에서 찾았다. 그녀의 통찰력에 동의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국민과 직원에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희망에 찬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 공동체와 기업 공동체를 운영할 때, 개인도 공동체도 미래가 있다.

조직의 장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 조직은 일순간에 와해된다. 평소 나는 외교부 직원들에게 배려의 말을 아꼈다. 대신 인사 차원에서 승진 또는 해외 발령은 확실하게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예외적으로 직원들을 다 불러서, 상황이 어렵지만 역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격려했다.

외부와의 전쟁보다 내전에서 피가 더 많이 흐른다

 

 

미국 측은 "이런 공부벌레 같은wonkish"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 표현은 정책만 공부한 공부벌레들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이슈 하나를 들고 나와 주장할 때 쓴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정책에 신경을 많이 쓰는 클린턴 대통령을 두고 'policy wonk'라고들 했던 것이다.

노 대통령은 협상단에 힘을 실어 주는 차원에서 큰 방향은 지시했지만 세부적인 지시는 삼갔다. 후방에 있는 지휘관이 야전사령관에게 구체적인 전술까지 지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음을 잘 알았던 것이다.

 

 

 

마지막 협상을 서울에서 개최해야 하는 이유와 그 중요성

“서울에서 홈 게임을 하는 것이므로 그 이점을 충분히 살리십시오. TPA 마감일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시간에 쫓기는 협상은 하지 마세요. 끝나고 난 다음에 추가로 더 요구해 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요. 첫날과 이튿날은 우릴 시험하기 위해 상당히 시간을 끌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급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조해하지 마세요. 그냥 우리 속도대로, 그쪽에서 아무것도 안 주면 우리도 아무것도 안 주는 그런 식으로 나가십시오."

협상 전 격려의 말은 그간 대통령이 말한 요지로 마무리했다. 협상 내용과 성패에 따른 모든 부담을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겠다고 한 이야기는 대한민국 대표 협상가들에게 마지막 일주일 동안 투혼을 불사를 수 있도록만든 실질적인 힘이 되었다.

양국 모두 결렬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뚜렷이 보였다. 나의 이런 심증에 구체적인 사인이 있었다.

배종하 농림부 국장은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대첩 때 수나라 우중문 장군에게 보낸 시를 인용하며 미국 측에 경고했다.

"전쟁으로부터 얻어 간 것이 이미 많으니 만족함을 알았으면 그치기를 바라오."

협상의 기본인 정확한 숫자

패권국의 부정적인 힘이 가장 강하게 느껴질 때는 논리적이지 않고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확인할 때다.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데, 분명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협상단은 이러한 대통령의 정치적 용단에 고무되었고, 나는 비로소 논란이 종결될 수 있음에 비감한 심정으로 안도했다.

국가 전체로 봐서 미래의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위해 외국과 조약을 체결하고 나면, 국내에서는 특별히 혜택을 보는 집단과 피해를 입는 집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를 보게 되는 집단을 설득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균형 잡힌 대외 협상안을 마련하는 국내 조정 과정은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3부 동아시아 3국 패러다임 전쟁

 

'파트너'란 말은 동등한 파트너를 칭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선임 파트너senior partner '후임 파트너junior partner'를 나누어 칭할 때도 쓰인다.

"한 번 속으면 상대방이 나쁜 사람이고, 두 번 속으면 내가 바보다Fool me once, shame on you. Fool me twice, shame on me"

모든 책임은 내가 떠맡습니다.

한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산업구조상 우리가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 보고가 청와대로 곧바로 올라간 것이다. 다행히 노 대통령은 직감적으로 그 부분이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김현종 조정관한테 한일 FTA에 대해 보고서를 한번 올리라고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전 서울시장이자 경제학자인 조순 씨가 경제보좌관에게 보낸 서류도 첨부했다.

단기적인 손해는 아주 확실한 데 반해 장기적인 득은 아주 불확실하다. 아주 불확실한 득은 득이라 볼 수 없다. 장기란 별것이 아니다. 단기가 오래가면 장기가 된다. 단기적인 손실이 반영구적인 것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가 외교부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 다섯 가지가 '불가능하다', '다시 생각해 봐라', '어렵다', '안 된다', 그리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전례가 없다'인데, 지금 나한테 과거 전례이기 때문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거요? 그 이유 하나로 나를 설득하는 거요?"

나는 직원들이 타성에 젖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매우 못마땅했다. 그들은 대부분 예측 가능하게 일에 접근했고, 그들이 만든 조그마한 패러다임에 나를 한정시키려 했다. 나는 이런 접근방법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장은 다른 사람에게 예측 불가능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각료로서 대통령과의 독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확한 정보에 기초해 논리적으로 정책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다방면에서 고급 정보를 받는다. 불필요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말씀드리면 안 된다. 노 대통령은 늘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각료들은 더 많이 준비해야 했다.

항상 정확한 수치와 통계에 근거해 보고하고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내가 책임진 일에 대해 세부 통계를 확인하고 숙지하여 상관을 비롯한 동료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 대통령 역시 통계 수치를 귀담아 들었고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한일 관계는 매우 민감한데 제소하면 엉뚱한 곳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구체적으로 그 악영향이 뭐죠?"

국가 간의 분쟁은 무력인 경우도 국가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예의를 지키는 것이 관례이다. 물론 지켜야 한다. 그러나 전례로 인해 국가에 미치는 불이익을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 정책을 수렴할 때 발상을 달리하여 일을 진행하면 항상 '전례'라는 교과서의 지침과 안내를 따라야 한다는 논리는, 실무자들이 장관의 추진력을 무기력화하는 효과적인 무기다. 영국 장관이 쓴 《예~ 장관님>에 보면 장관이 추진하는 정책을 실무자들이 무력화하는 5단계가 나와 있다.

이런 점을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대내 협상이 대외협상보다 어렵다는 점과 내부 배타성을 보여 주는 대목

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보면 사무라이들이 산적들에게서 한 마을의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쌓으면서 출입구 하나를 열어 놓는 장면이 있다. 협상에서도 이런 전략이 필요하다. WTO 제소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으나 최선의 결과를 위해 항상 유연한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지만 국가도 국제무대에서 존경을 받으려면 어려움에 처한 상대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

기관장은 예측 가능하면 안 된다. 예측 가능하게 되면 대내외 협상을 장악하지 못하고, 새가 새장에 갇히듯이 직원들이 자신들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 놓은 조그마한 틀에 갇히게 된다. 그들방식대로 일을 추진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 과정에서 일은 정말 열심히 해도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게 된다. 결과 미달의 변명으로 “열심히 했는데・・・・・・”라고 하면, 어느새 '정말 열심히뛰었기 때문에'라는 식으로 정당화된다. 조직의 장은 이런 악순환을 단호히 끊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야 한다. 그래서 우리 측 실무자들도 당황할정도로 의외의 지시를 여러 차례 내리기도 했다. WTO 제소와 IQ 물량 요구 수준을 결정할 때 내가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일본 측은물론 국내에서도 내가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알려졌을 것이다. 내가 강경론자처럼 행동한 것은 우리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내부의 적을 단속하고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

상대방을 설득하고 부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반응해 오지 않을 수없는 '상황'을 이쪽에서 주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면 상대방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가 구차하게 상대방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상대방이 가장 원하는 시기에 협상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결과를 낳는 법.

 

회담 석상에서 부하 직원이 적어 준 의제를 상대측에 보여 주면서 자기 직원에게 면박을 주는 것은 중국 측 대표단 입장에서야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겠지만, 나와 우정과 신뢰를 더 깊이 쌓길바란다는 뜻을 즉석에서 과시함으로써 곤란한 자리를 빠져나가는 고단수였다.

우리는 해양세력이든 대륙세력이든 어느 한쪽으로 너무 기울면 안된다.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사고방식이 국제화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 잠재의식은 외국을 먼 곳이라고 여긴다. 지리적, 정신적 고립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도 모르게 운명이 결정된 예는 가츠라-태프트 밀약, 제2차 영일동맹, 얄타회담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백악관에서 노 대통령과 오찬 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미국과 중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관계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결국 큰 나라 간에는 크게 타협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큰 나라들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고, 여기에 휘말려 국익을 훼손시키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미사일과 핵무기, 화학무기, 장사정포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일본과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최소한의 억지력도 확보해야 한다.

4부 가능성은 2퍼센트 미만, 그래서 도전한다

외교부에서는 전 외교부장관으로부터 법률가 기질의 외교관은 자격미달이라는 말까지 들어 가며 외무고시 출신을 중심으로 뭉친 외교부 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배제되었다.

인생에서 전환의 순간은 본인 이외에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절대로 남의 말에 휘둘리면 안 된다.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하여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목표를 왜 세우는지가 중요하다.

인생에서는 자신만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분명 찾아온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 결정이 어리석고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의견에 반해 고독해도 자신의 결정을 밀고 나가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그래야만 통념에 좌우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의 일 처리를 안 하게 되며, 자기의 가능성과 독특함을 확장시킴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다. 모험하는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스트리트-스마트street-smart'해야 한다. 아무리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고 두뇌가 뛰어나도(소위 'book-smart한 것), 좌절을 무릅쓰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의지와 용기가 없다면 그 위기를 극복하기어렵다. 책상에 앉아 머리만 굴려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성공적인 인터뷰는 상대방의 질문에 답을 할 뿐 아니라, 다음에 이어질 질문까지 예측해 대화를 자기 페이스대로 이끄는 것이다.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직장을 바꾸는 것이 일상에서 두 번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

소위 강대국 정부가 하는 일은 불법이 아니었다. 강대국들과 우리를 재는 잣대가 다른 것이다.

북학파의 선구자인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는 고종 치하에서 우의정을 지낼 때 사람들이 조선을 '예의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본래 이 말을 추하게 생각한다. 천하만고에 국가가 되어 가지고 어찌 예의 없는 나라가 있겠는가? 이 말은 중국인이 이적 중에서도 예의가 있음을 가상히 여겨 우리를 예의의 나라라고 부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것은 본래 수치스러운 말로, 이것을 가지고 스스로 천하에 호기를 부릴만한 것은 아니다."

 

공식 석상에서 직접 발언하는 기회를 매끄럽게 넘기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설사 실수를 범한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배우는 것이 더 많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의 말대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와 자립이다. 이것을 얻으려면 사전에 조사와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관심 분야에서 일찍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외교관은 자국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할 뿐 아니라 상대방이 메시지의 핵심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똑똑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말을 들었다.

다자외교 환경에서는 어느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논의를 방해하는 사람으로 보여선 안 된다. 자칫 반감을 사 상황이 돌변할 경우 고립되고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에 5년간 몸담았음에도 그들은 정통 외교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가 유엔대사로 가는 것을 방해했다.

피라미드식 업무 분장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직원의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각자에게 업무를 부여하여 대사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조정하고 서기관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주었다.

 

상관의 의무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저들에게 실력 발휘할 기회를 주고 진흙 속에 감춰진 진주를 찾아내는 일이다... 지도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유능한 인재가 조력자로 있는 것이다.리더가 훌륭한 비전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해도구체적인 전술로 그 비전을 가능케 해주는 인재들이 없다면 그 비전과 전략은 무의미해진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각각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잠재력을 끌어내고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그러나 조직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다고 해도 각자의 장점과 능력을 조화롭게 활용하지 못하면 개인도 조직도 비효율적이 될 수밖에 없고 무기력해진다.

한국은 인재들을 더욱 양성해야 한다.

“사대부는 덕치에 대해서나 생각하지 통상 같은 천한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자세로 협상한 결과, 조약 내용에는 일본의 권리만 나열되어 있고 조선의 권리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가장 중요시한 점은 그 사람의 헝그리 정신이다.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은 승부욕이 있을 뿐 아니라 열린마음으로 배울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일을 빨리 습득한다. 또 어떤 허드렛일도 자기 일처럼 충실히 해낸다

사소한 일도 자기 일처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은 큰일도 잘해 내는 법이다. 큰일만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은 일을 맡기면 사고를 내기 쉽다. 이런 정신이 외교관의 중요한 자질인 이유는 국익이 달린 협상에서는 세부 사항을 꼼꼼히 챙기는 데서 승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분위기로 일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다. 조직의 장이 부하 직원에게 한두 번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강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리더가 세세한 부분까지 감시하는 미시적 경영을 하면, 직원들은 자기 잠재력을 충분히 계발할 수 없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리더의 비전에 무심해지며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직원들은 상관이 원하는 수준보다 오버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관이 말한 모든 것을 그대로 행하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관의 지시로 움직였기 때문에 비난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강구하는 유형의 직원도 있다. 그들은 "A옵션은 이런 문제가 있고 B옵션은 이런 문제가 있는데 C옵션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한 가지 모토는 “네 지옥을 네 상사에게 옮기지 말라Don't transfer your hell to your boss"는 것이다.

“적시 적소에 적인 right person at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을 기용하는 것

우선순위를 잘못 선정하여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효율성과 능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 원칙은 모든 조직에 적용된다.

인사는 무엇보다 원칙이 중시되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공정성'과 우수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하는 '실력 평가'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실력과 소신밖에 없는 직원들도 주요 보직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앞선 자들의 시간은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즈음 세계통상리그의 현장을 직시한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부담은 되지만 결단을 내리고 갑시다!"라고 의지를 표명하고 끝까지 무게중심을 지켰다. 이것이 한미 FTA를 출범시키고 타결시킨 직간접적 원인이자힘이었다. 이는 역사적 안목을 갖고 내린 판단으로 평가될 것이다.

2006년 한국 국가대표 야구팀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참패했다. 치욕적인 결과였다. 언론에서 분석한 패배 원인은 세 가지였다. 첫째, 한국은 세계 규격보다 작은 공을 사용하고 있었다. 작은 공을 사용하면 투수가 포크볼을 구사하기 쉬웠다. 둘째, 한국은 투수 마운드가 국제기준보다 높았고, 셋째로 스트라이크 존도 국제기준보다 넓고 높았다. 한국 야구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진정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국제 표준'을 수용해야 했고 그 기준에 적응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훈련이 필요했다.

그분이 갖고 있었던 애국애족의 의지와 국익을 위한 뚜렷한 개방 철학이 있었기에 미국, EU를 비롯하여 45개 국가들과 FTA를 출범하고 타결시킬 수 있었다. 4년 반 동안 노 대통령은 내 요청을 예외 없이 경청하고 힘을 실어 주었다. 일면식도 없었던 내게서 국익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열정을 알아보고 국민을 위해 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 인사차 봉하마을에 들러, 지난 5년간의 보고서를 쓰고 있다고 하니완성되면 꼭 한번 보고 싶다 하셔서 "네. 곧 보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좋은 어른이셨다.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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