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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론리 플래닛 스토리

halatha 2010. 6. 12. 10:37
2010.06.10~11

해외 여행자들의 바이블 론리 플래닛.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가이드 투어를 가는 경우가 많아 아직 외국에서만큼 유명하진 않은 거 같지만, 내가 처음 론리플래닛을 접했던 97년을 생각하면 이제는 왠만한 사람은 아는 거 같다. 정말 표지에 있는 말이 딱 맞는게,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사진 속의 모습들을 보면, 우리가 흔히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히피들의 모습이고, 이들의 성공 이야기는 전형적인 사업 성공의 이야기이다. 원래 계획은 1년짜리 여행이었는데, 여행 끝에 우연하게 정보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계기로 시작을 한 사업이 결국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책을 만드는 일이 되버린.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알았는데, 의외로 80년대 까지만 해도, 아니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론리 플래닛은 그리 큰 회사는 아니었다. 항상 여행 경기의 부침에 따라 회사도 흔들리고, 사람 사는 일이 그렇듯 이런 저런 문제도 만나고. 결국 20대 이후 이 사람의 일생은 여행과 론리 플래닛 사업으로 채워지는데, 당연히 그 비중은 여행에서 사업쪽으로 무게 중심이 서서히 넘어간다. 그 와중에 가족과도 잠시 문제가 생기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여전히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있다.
확실히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시기도 잘 타고 나야 하고 거기에 편승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부부가 첫 여행을 했던 당시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하는 아시아 횡단 여행이 가능했다. 이란도 호메이니 집권 이전이었고. 게다가 호주에서는 영국인은 별 조건 없이 그냥 입국을 허용하고, 바로 이민이 가능했다고 한다(저자들이 입국하고 1년 뒤부터 이민에 대해 이런 저런 규제를 두고 받아들이는 법이 생겼다고 한다. 호주도 70년대만 해도 어지간히 엉터리였나보다). 그 뒤로도 많은 나라를 다니고, 고생을 했지만 이 당시에 저런 아시아 횡단 여행이 어려웠다면 중간에 이라크 어디 쯤에서 영국에 그냥 돌아가 원래 일하기로 했던 포드 자동차를 계속 다녔을지도 모르고, 만약 그랬다면 론리 플래닛은 없었을 것이다. 러프 가이드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책이 됐을지도 모르고.
론리 플래닛으로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해외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이다. 저자들의 성공 이야기이지만, 특별히 내세우거나 자랑하는 것도 별로 없고, 그냥 여행과 사업과 삶의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시간이 30년 흐른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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