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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못난 개항

halatha 2016. 6. 19. 14:18
(거의 대부분의 책이 그렇지만) 제목만으로도 어떤 시기와 주제로 책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일본과 우리의 개항의 시차는 이십여 년 밖에 안 되지만, 그 뒤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 그 원인과 과정을 쫓아가는 책이다.
저자가 시작과 끝에 썼지만, 책의 주제 자체가 일본과의 비교이고, 일본은 거의 다 잘했고, 조선은 다 못했다는 사실을 비교하는 일이니, 여기저기서 많은 욕을 먹을 거라고 걱정을 한다. 흥선군의 집권 시기 부터 대략 1910년 한일합방이 되기까지 시기별로, 또는 주요 인물을 비교하며 양국의 실상에 접근하려고 했다. 흥선대원군, 최익현, 요시다 쇼인과 박규수, 고종과 고메이 천황, 김옥균과 사카모토 료마, 이완용과 이토 히로부미 등이 목차에 거론되는 이름이며, 그 외에 일본의 하급 무사와 유림, 시기별 정책 등으로 하나하나 잘 비교했다.
그런데, 저자도 썼지만 사실 이 시기의 조선은 이미 스스로 개혁을 하거나 발전을 할만한 능력을 상실한 시기였고 그 원인은 크게 봐서 성리학에 대한 맹종과 노론의 득세로 인한 쇄국이었다(이에 대해서는 저자가 먼저 못난 조선이란 책을 썼다고 하니 읽어보려고 함). 즉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간단히 말해 확인 사살에 가깝다고 본다. 고종이 크게 봐서 두 번의 개혁을 할 시기가 있었다고 썼지만, 저자의 고종에 대한 저평가를 생각해보면, 너무 비판만 하기에는 아쉬워서 그렇게 쓴 게 아닐까 싶다.
내용이 우울해서 그렇지 읽기 편하고 대충 알거나 모르던 사실을 자세히 알 수 있으며, 시기적으로도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 이때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구입지수 ★★★★☆
탐라 문911.059-문55ㅈ
ps1. 아직도 대보단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앎(검색해보니 정말 있음 http://www.gpc.or.kr/bbs/board.php?bo_table=gpc_event&wr_id=8). 역시 우리나라 유림들의 고루함이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ps2. 저자는 이 책으로 욕을 먹을까 봐 걱정하지만, 사실 욕할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 없이 그냥 겉으로 드러난 거만 관심이 있는 부류일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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