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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halatha 2010. 7. 17. 17:36
산티아고가는길에서유럽을만나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유럽기행
지은이 김효선 (바람구두,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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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6~17
산티아고 길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인기를 얻어가면서 이에 대한 책들도 나오고 있다. 막연히 이름만 들었던 사람들에게는 이런 책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쓴 것처럼 아직은 우리나라에 이에 대한 책도 빈약하고 순례 길을 가는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야고보의 무덤,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산티아고 길이라는 뜻이란다. 이곳이 명성을 얻게 된 이유가 야고보의 무덤이 있기 때문인데, 사실 그 진위야 누가 알겠는가.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가톨릭 교회의 절묘한 노림수였을 가능성이 훨씬 높겠지. 아무튼 이 무덤 덕분에 중세에 수많은 순례자들이 몰리면서 명성을 얻고, 레 콩퀴스타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중세에는 정말 굉장한 인파가 몰려드는 지역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 개혁 이후로 차츰 시들해지면서 20세기 까지는 다시 잠이 든 지역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다가 코엘료의 책, '산티아고 가는 길'이나 그 밖의 일들도 차츰 다시 사람들에게 재발견되고 요즘 유럽인들에게는 정말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크게 두 갈래 길 - 노던 웨이, 프랑스 길 - 이 있는데 저자는 프랑스 길을 통해 36일 동안 800km를 걸어 산티아고에 도착하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90km를 걸어 피니스테레까지 간 후 노던 웨이를 통해 돌아왔다. 하루에 수십 km를 걷는 것이 기본이다 보니, 죽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길에는 순례자들의 무덤도 종종 보인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걸어서 발등에 금이 가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저자와 같이 걷던 친한 사람들 중 한 명도 그렇게 중도에 돌아간다), 그 고행이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몰리고 힘들게 걷는다. 산티아고까지 가서 순례자 증명서를 받아 작은 허영심을 채우려고 걷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이 좋아서, 치유를 위해 - 스위스인 아버지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천재 아들을 데리고 왔다, 사랑을 찾아 - 저자가 피니스테레에 도착했을 때 한 멕시코인 커플이 산티아고 길에서 만나 같이 걷고 결국 거기서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냥 걷는다. 유럽 여행 때의 스페인 풍경을 생각해보면 경치가 좋은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황량하고 뜨겁고 정말 힘들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걸어서 산티아고에 가고 무엇이 되었건 결국 만족을 얻고 돌아가는 거 같다. 결국 마음의 문제란 이야기인데, 그것을 얻지 못해 간단히 말해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니...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역시 신기하다. 나도 그 길을 얻으면 만족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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