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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외국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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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8
그래봐야 겨우 4권째 읽지만 하루키의 책은 소설은 안 읽히고 수필은 정말 부드럽고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도 출퇴근 시간에 전철에서의 두 시간만으로 다 읽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먼 북소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슬픈 외국어도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유럽에서 몇 년을 체류하고 일본에 돌아온지 1년만에 다시 이번에는 미국에 나와, 생활에서 느낀 소소한 일들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를 보는 그의 시선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먼 북소리와 다른 점은 유럽에서와 달리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았고, 비록 거대하지만 미국이라는 한 나라에서만 지낸 이야기라 조금은 역동적인 면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먼 북소리보다 오히려 좀 더 크게 와 닿은 것이 있는데, 내가 왜 하루키의 수필을 좋아하는가에 관한 이유이다.
첫 번째는 하루키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 처럼 외국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때문이다. 제목의 슬픈 외국어는 하루키가 몇 년째 외국에서 지내면서 외국어로 말을 하고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설명을 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그 이유는 외국에서 지내면 자신이 절대적으로 고독해지고, 나약해지는 것을 느끼고 또한 그런 가운데서 좀 더 순수한 내면으로 돌아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인데, 거기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기분은 아마도 고국을 나이들어 떠나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쉽게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두 번째는 하루키가 내가 지향하지만 하지 못하는 스타일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는 어디를 가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는데, 예를 들어 매일 달리기나 수영을 통해 몸을 풀고, 글을 쓰는 시간을 정해 쓰고, 아내와 산책을 하며 장을 보는 등의 소소한 일상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다(먼 북소리에서 자세히 서술했다). 언제나 끊임없이 할 일을 정해 계속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만 하지 못하는 내게는 어느 정도 동경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에 씌여진 책이라 현재의 미국을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당시 일본과 미국의 관계라든지, 이미 당시부터 계속 약해져가던 미국의 경제 상황, 사회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의식 등을 돌아볼 수 있고, 역동적이지 않은 미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 일부는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09/09/03 - [Life] - 먼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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