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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1Q84

halatha 2009. 9. 30. 14:23
2009.09.25~29

지난 번 먼 북소리를 읽고 난 후 얼마 안 되어 하루키의 신작 소설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마침 친구에게 빌려 볼 수 있게 되어 한 번 읽어보았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재미있기는 한데... 뭔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먼 북소리를 읽을 때는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었었는데, 1Q84는 뭐랄까... 재미있긴 하지만 결정적인 뭔가가 없었다. 마침 yes24에 들어가보니 나름대로 괜찮은 서평 두 가지가 있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588952
http://blog.yes24.com/document/1625554

제목에서도 그렇고 리틀 피플의 존재에서도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대한 느낌은 당연히 받을 수 밖에 없는데, 하루키는 친절하게도(또는 불필요하게도) 아예 1984년의 빅 브라더를 언급하면서 리틀 피플을 설명하고 있다. 실체는 알 수 없으나 강한 영향력을 세상에 행사해 아예 현실을 바꿔 놓는 존재들. 주인공들은 이 리틀 피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원래의 삶에서 이탈하게 된다.일단 시작이 참 신선해서 좋았다. 고속도로의 비상 계단을 통해 1984년이 1Q84년으로 바뀌는 부분이 마음에 든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던 거 같다. 하지만 2권까지 다 읽어도 결국 전개 부분에서 그치고 만다. 다 읽고 나니 궁금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덴고와 아오마메는 어떻게 된 건가? 후카에리와 에비스노 선생, 고마쓰는 어디로? 공기번데기의 의미와 리틀 피플의 역할은? 선구의 목적과 이후 행보는? 뭐 하나 알려주는 것이 없다. 그런데 찾다보니 이런 젠장... 내년 3권 출간 예정 -_-;;;

http://coolcider.tistory.com/181

아무래도 3권 번역본이 나올 때 까지는 1Q84에 대한 평은 늦춰질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끝이 나야 이 책의 진가가 좋건 나쁘건 드러날테니. 아무튼 2권까지 읽어본 결과 일단 결론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이야기가 그렇듯 결말에 따라 졸작이 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야기보다 덴고가 공기 번데기를 개작하는 부분에서 설명했던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다.

'... 늘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늘리기 위한 시간대가 설정되고, 그다음에는 깎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깎아내기 위한 시간대가 설정된다. 그 같은 작업을 번갈아가며 집요하게 거듭하는 사이에 진폭이 점점 작아져서 글의 분량은 자연스럽게 적정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더 이상 늘리 수 없고 더 이상 깎아낼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자아가 지워지고 쓸데없는 수식이 떨어져나가고, 빤히 보이는 논리는 뒷방으로 물러난다...'

결국 이 부분은 하루키의 글 쓰기 방식일 것이고, 출간된 1Q84는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인 것이다. 3권이 나와보면 알겠지. 모두들 거기에 공감할지 안 할지.

2009/09/03 - [Life] - 먼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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