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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

halatha 2010. 5. 13. 22:35
2010.05.10~13

그래봐야 몇 권 안되지만, 요 며칠 새 무신론과 유신론에 대한 책을 연달아 읽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한숨만 나온다. 물론 저자들은 학문적으로 굉장한 성취를 한 사람들이고, 내가 감히 따라가지 못할 업적으로 명성을 쌓은 대학자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전제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어서 서로가 다른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설득이 되어, 자신의 생각을 바꿀지는 의문이다.
이 책도 그 두께만큼이나 다양한 각도에서 종교를 비판하고 있으며, 굉장히 꼼꼼하고 자세히 추적해 종교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계속 의문이 드는 것이 이런 접근 방식은 종교가 원래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접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러니 논파를 해도 결국 믿는 사람들은 계속 믿는 것이 아닌가. 하긴 성경이나 코란 자체의 내용의 모순을 지적하는 것은 그런 접근 방식에 해당되지만, 일자 무오류설을 주장하는 근본주의자들에게는 그런 방식조차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기는 하다.
아무튼 답답한 것은, 내가 능력이 안 되어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유신론에 대한 책이건, 무신론에 대한 책이건 간에 시원하게 나를 설득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신론의 책을 읽으면 코웃음밖에 안 나오고 무신론에 대한 책을 읽으면 '그런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종교는 건재하잖아'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내가 이런 책을 읽는 것이 결국은 헛된 것일까? 어느 한 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그 쪽을 파고들어야 하는 걸까? 한동안은 또 이쪽 책은 손을 놔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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